느낌.


2년전인가? 부터 오이피클이 매우 싫어졌다.

맛 보다도, 오이피클의 향이 몹시도 싫었다.

특별한 계기도 없다.

오이피클이 들어간 샌드위치 같은 것을 먹고 체한 것도 아닌데...


아주 오래 살고 있지는 않지만...

그냥 싫어지는 것이 부쩍 많아지는 것 같다.


음식도, 물건도, 사람도.

때때로...

이런 나의 변화에 나 스스로 당황할때 가 있다.



아빠에게 줄 소박하고 담백한 꽃다발을 하나 사려고 했다.

나는 적당히, 2~3가지의 꽃을 선택했고,

아름다운 꽃을 파는 꽃집 아줌마에게

" 꽃이 좀 많이 시들었네요? " 하자,

아줌마는 " 꽃을 자주 안사나보네요? 이 꽃은 매우 싱싱한 거에요."


순간...

난 내가 고른 그 꽃을 버려두고,

꽃집을 나왔다.


얼굴이 벌개져서 말이다.

그때, 고른 꽃들도 싫어질까봐 두렵다.


_ 오이피클과 꽃다발